보통 줄여서 보스니아라고 부르기는 하지만, 정식 국명은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Bosna i Hercegovina(Bosnia and Herzegovina)다. 이름에서 유추가능하 듯, 두개의 지역, 즉 보스니아와 헤르체고비나 지역이 합쳐져서 만들어진 나라다. 하지만 이하부터는 그냥 보스니아라고만 지칭코자 한다.
지도상으로 보는 헤르체고비나. 모스타르에서는 나라 이름을 그냥 보스니아라고 칭했다가, 상대가 정색을 하고 말미에 '헤르체고비나'를 붙여주는 바람에 매우 당황스러웠던 적이 있다. 보스니아 남부에서는 특히 모스타르 근처에서는 귀찮아도 예의상 나라이름을 정식명칭대로 끝까지 불러주는 것이 좋다.
스위스 알프스는 아니지만, 거기에서 흘러나온 디나릭 알프스 산맥이 이 땅의 대부분을 메우고 있다. 높지는 않아도 석회질, 화강암 산들이 많고 그 사이 사이 협곡으로 진한 녹색의 강들이 짓쳐흐른다. 인간들이 도달하기 쉬운 땅이 아니다.
보스니아를 관통하는 고속도로가 지금 건설 중이지만, 지형이 쉽지 않다보니 공사비가 만만치 않다. 지형은 어렵지만, 사람들은 선하고 착하다. 서구 선진국들의 '합리적' 인간들에 비하면 훨씬 인간미가 있다. 여유와 더불어 헛점이 많은 사람들이다.
보스니아를 관통하는 고속도로가 지금 건설 중이지만, 지형이 쉽지 않다보니 공사비가 만만치 않다. 지형은 어렵지만, 사람들은 선하고 착하다. 서구 선진국들의 '합리적' 인간들에 비하면 훨씬 인간미가 있다. 여유와 더불어 헛점이 많은 사람들이다.
어쨌거나 길이 어려워서 그랬나. 고대, 중세는 물론 최근에 이르기까지 알려진 바가 많지 않다. 알려지지 않았다기 보다는, 관심을 끌지 못했다는 것이 정확할 수도 있다. 사람들은 충분히 알았다고 생각했지만, 지난 세기말 전쟁은 사정이 그렇지 않음을 알려줬다.
보스니아에는 석기시대부터 로마시대까지의 유적이 남아 있지만, 기록된 역사는 많지 않다. 슬라브족이 들어오고 기독교가 전파됐지만, 동서 양대교회의 중간지대에 있어서 그런지 보스니아 교회는 카톨릭에 분류하기도 아니면 동방정교에 귀속하기도 어려운 어정쩡한 상태가 지속됐다.
그런 까닭에 중세 내내 보스니아 교회는 바티칸으로부터 항상 이단의 의심을 받았다. 일부 사학자들은 불가리아에서 발생한 보고밀Bogomil 이단이 중세 보스니아에 전파되어 꽤나 활성화됐다고 본다. 특히 오토만 터키의 침략 당시, 이들 보고밀 이단이 동서교회의 박해에 견디다 못해 터키에 투항하고 이슬람으로 대규모 개종을 했다는 것이 한 때 정설처럼 퍼진 적이 있다. 그러나 최근의 연구에서는 이 역시 근거가 없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요새 나오는 학설은 기독교의 동서분열Schism이 진행되는 가운데, 보스니아가 워낙 접근이 어렵다보니 교회분열 이전에 형성된 의식과 교리가 계속 전승됐으며, 이것이 14-15세기 로마 교황청의 입장에서는 오히려 이단으로 비쳐진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지대가 어렵다보니 외부의 (권위있는) 성직자들이 왕래하기도 어려워 원시적 형태의 교회가 온존되고, 성직자들의 다수가 라틴어를 못하거나 아예 일자무식인 경우도 많았다고 한다. 당연히 무자격 성직자들이 나오거나 의식과 교리의 왜곡이 나오기 딱좋은 조건이다. 그러나 보스니아 이단설을 퍼뜨린 자들은 실제로 보스니아는 가보지도 못한 사람들이 대부분이고, 더 나아가 모종의 정치적 목적을 지닌 사람들이 많았다. 서구 중세시대에는 이단을 제압하는 것 만한 '대의명분'이 없었기 때문이다.
요컨대 보스니아는 옛날부터 미스터리였던 셈이다. 하지만 이런 미스터리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세력들은 언제나 주변에 널려 있었다.
보스니아에는 석기시대부터 로마시대까지의 유적이 남아 있지만, 기록된 역사는 많지 않다. 슬라브족이 들어오고 기독교가 전파됐지만, 동서 양대교회의 중간지대에 있어서 그런지 보스니아 교회는 카톨릭에 분류하기도 아니면 동방정교에 귀속하기도 어려운 어정쩡한 상태가 지속됐다.
그런 까닭에 중세 내내 보스니아 교회는 바티칸으로부터 항상 이단의 의심을 받았다. 일부 사학자들은 불가리아에서 발생한 보고밀Bogomil 이단이 중세 보스니아에 전파되어 꽤나 활성화됐다고 본다. 특히 오토만 터키의 침략 당시, 이들 보고밀 이단이 동서교회의 박해에 견디다 못해 터키에 투항하고 이슬람으로 대규모 개종을 했다는 것이 한 때 정설처럼 퍼진 적이 있다. 그러나 최근의 연구에서는 이 역시 근거가 없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중세시대 보스니아 비석stećak. 서구 전통에서 찾기 어려운 신기한 문양의 비석들이 나오니까, 사람들은 이것을 보스니아 교회가 보고밀 이단이었다는 증거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결정적인 결격사유는 정작 보고밀의 발상지 불가리아에는 이런 묘지석이 없다는 거...
요새 나오는 학설은 기독교의 동서분열Schism이 진행되는 가운데, 보스니아가 워낙 접근이 어렵다보니 교회분열 이전에 형성된 의식과 교리가 계속 전승됐으며, 이것이 14-15세기 로마 교황청의 입장에서는 오히려 이단으로 비쳐진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지대가 어렵다보니 외부의 (권위있는) 성직자들이 왕래하기도 어려워 원시적 형태의 교회가 온존되고, 성직자들의 다수가 라틴어를 못하거나 아예 일자무식인 경우도 많았다고 한다. 당연히 무자격 성직자들이 나오거나 의식과 교리의 왜곡이 나오기 딱좋은 조건이다. 그러나 보스니아 이단설을 퍼뜨린 자들은 실제로 보스니아는 가보지도 못한 사람들이 대부분이고, 더 나아가 모종의 정치적 목적을 지닌 사람들이 많았다. 서구 중세시대에는 이단을 제압하는 것 만한 '대의명분'이 없었기 때문이다.
요컨대 보스니아는 옛날부터 미스터리였던 셈이다. 하지만 이런 미스터리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세력들은 언제나 주변에 널려 있었다.
현재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에 여행중인 사람입니다. 중앙 및 동부 유럽의 역사를 잘모르고 와서 급하게 여행지에 와서 밤새 공부를 하였는데 이렇게 정리가 잘된 블로그가 있더군요. 감사합니다.
답글삭제사라예보에서의 느낌은 지리적으로는 중앙 유럽이면서도 유럽의 가장자리에 있다는 느낌입니다. 정교회와 카톨릭의 경계이자 한때 서유럽세계가 터키-이슬람을 막아내려 그어놓은 경계선이였겠지요. 버스를 타고 오면서 정교 십자가, 카톨릭 십자가, 이슬람 신자들의 검은 돌이 뒤섞여 세워져있는 공동묘지가 많이 보였습니다. 그것들이 이 땅의 눈물을 아픔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첫 답글을 주신줄도 몰랐네요. 보스니아는 관광대국은 아니지만, 그 안에 스토리가 켜켜이 있는 나라입니다. 관광은 좀 그렇지만, 여행을 하기에는 좋은 나라인 듯 하네요. 알찬 여행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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